숨메디텍 컨설팅팀
지난 8월, 보건복지부가 2년 동안 멈춰 있던 ‘거짓청구 기획조사’를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10월까지 석 달간, 부당청구감지시스템과 AI 분석으로 걸러낸 병·의원을 상대로 현미경 조사를 벌이겠다는 겁니다. 저희 숨메디텍은 매일 수십 곳의 병·의원 청구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일을 하는데, 이번 기획조사 소식을 접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정작 걱정해야 할 병원과, 실제로 걱정하는 병원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은 이번 조사가 정확히 무엇을 겨냥하는지, 그리고 성실하게 진료해온 원장님들이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 청구 구조를 점검해봐야 하는지를 저희가 현장에서 본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번 기획조사, 뭐가 다른가
보건복지부의 거짓청구 기획조사는 원래 정기적으로 진행되던 제도인데, 최근 2년간은 중단되어 있었습니다. 그 사이 쌓인 학습 데이터와 개선된 시스템을 등에 업고 이번에 재개되는 조사는 이전과 결이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표적’입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전수조사가 아니라, 부당청구감지시스템이 걸러낸 ‘거짓청구 다빈도 유형’ 기관을 정조준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가짜 환자를 만들어 진료기록을 남기거나, 실제로 하지 않은 진료를 한 것처럼 청구하는 이른바 ‘가짜 진료’ 유형, 그리고 의사가 아닌 사람이 병원을 개설·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무장병원’이 핵심 타깃입니다.
두 번째 차이는 도구입니다. 이제는 AI와 빅데이터 기반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함께 가동됩니다. 과거처럼 제보나 정기 표본조사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청구 패턴 자체를 기계가 학습해서 이상 징후를 먼저 찾아내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신고포상금이 최대 30억 원까지 확대되면서, 내부자 제보의 유인도 커졌습니다.
적발되면 정말 무겁습니다
“우리 병원은 거짓청구 같은 거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원장님이 대부분일 겁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무서운 이유는 적발 시 처분의 무게 때문입니다.
적발되면 부당하게 받은 금액을 환수하는 것은 기본이고, 최대 1년간 업무정지 처분을, 또는 업무정지에 갈음해 부당금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거짓청구 기관으로 명단이 공표되고, 관련된 의료인은 자격정지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 문을 몇 달, 길게는 1년 가까이 닫아야 하거나 매출과 맞먹는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은 웬만한 의원급 병원에는 사실상 존폐가 걸린 문제입니다.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지점은 여기입니다. ‘거짓청구’로 처분받는 병원의 상당수가 처음부터 작정하고 부정을 저지른 곳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는 청구 담당 직원의 착오, 전자의무기록(EMR) 자동청구 로직의 오류, 진료기록과 청구명세서 사이의 사소한 불일치가 쌓이고 쌓여 ‘패턴’으로 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선의의 병·의원이 오해받는 구조 — 저희가 현장에서 본 것들
숨메디텍이 지난 몇 년간 여러 병·의원의 청구 데이터를 점검하면서 반복적으로 마주친 패턴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건 저희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첫째, 청구 담당자의 잦은 교체입니다.
개원가는 원무·청구 담당 직원의 이직이 유난히 잦은 편인데, 인수인계가 매끄럽지 않으면 새로 온 담당자가 전임자의 청구 습관을 그대로 답습하다가 이미 잘못된 관행이 몇 년씩 이어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담당자 본인은 “원래 이렇게 청구해왔다”고 믿고 있을 뿐, 애초에 그 방식이 급여기준에 어긋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입니다.
둘째, EMR과 청구 프로그램의 자동화가 오히려 함정이 되는 경우입니다.
많은 병·의원이 진료 후 자동으로 청구 코드를 매핑해주는 시스템을 쓰고 있는데, 고시가 개정되거나 급여기준이 바뀌었을 때 시스템 업데이트가 늦어지면 예전 기준 그대로 자동청구가 나갑니다. 원장님은 시스템을 믿고 넘어가지만, 심평원 입장에서는 ‘기준을 어긴 반복 청구’로 보일 수 있습니다.
셋째, 진료 기록과 청구 시점의 불일치입니다.
특히 처치나 시술이 많은 과에서, 진료기록 작성이 하루 이틀 밀리는 사이 청구는 먼저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문제가 없지만, 드물게 기록이 누락되거나 다른 환자 기록과 뒤섞이면 이것이 ‘실제 하지 않은 진료의 청구’로 오인될 소지가 생깁니다.
이런 사례들의 공통점은, 병원의 ‘의도’와 무관하게 데이터상으로는 부당청구 패턴과 구분이 잘 안 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그 판별을 사람이 아니라 AI가 1차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원장님이 해야 할 일
기획조사 대상 명단은 공개되지 않고, 선정 기준도 전부 공개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병원이 대상인지 아닌지”를 미리 알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대상 여부와 무관하게, 지금 시점에 점검해두면 좋은 것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 먼저 최근 1~2년간의 청구 내역을 진료기록과 대조해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고시나 급여기준이 개정된 시점 전후로 청구 패턴에 변화가 없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뀐 기준이 실제 청구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었다면, 그 구간의 청구 건들을 별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 다음으로 청구 담당 인력의 업무 매뉴얼을 점검해야 합니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동일한 기준으로 청구가 이루어지도록 문서화된 기준이 있는지, 그리고 그 기준이 최신 고시를 반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구두로 전달되는 ‘관행’은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 기준에서 멀어지기 쉽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상 청구를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이중 점검 체계를 갖추는 것입니다. 청구 제출 전에 한 번 더 검수하는 절차가 있는지, 그리고 그 검수가 사람의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최신 급여기준 데이터베이스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지가 관건입니다.
더파운트 심사청구·재청구 전문 파트너, 숨메디텍
사실 위에서 말씀드린 세 가지는 저희가 매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숨메디텍은 병·의원이 청구서를 제출하기 전, 최신 고시와 급여기준을 기준으로 진료기록과 청구 내역을 대조 점검해서 삭감·조정 위험이 있는 항목과 누락된 재청구 가능 항목을 함께 짚어드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삭감을 막는 일’과 ‘거짓청구 리스크를 막는 일’이 결국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청구가 정확하면 병원은 받아야 할 돈을 다 받고, 동시에 받지 말아야 할 돈을 받는 일도 없어집니다. 이번 기획조사 소식이 불안하게 느껴지신다면, 그건 병원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청구 구조를 한 번도 외부 시각으로 점검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마치며
이번 기획조사의 본래 타깃은 사무장병원과 상습적인 가짜 청구 기관입니다. 성실하게 진료해온 대다수의 원장님이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청구는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실수하는 영역이고, 그 실수를 판별하는 눈은 이제 사람이 아니라 AI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병원은 문제없다”는 확신을 한 번 더 데이터로 확인해볼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청구 구조 점검이나 사전 검수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하신 원장님은 아래 연락처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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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사진: SHVETS production / Pexels. 의료 문서 점검을 표현한 연출 사진이며, 사진 속 인물은 본문의 조사 사례와 관련이 없습니다.

